야구
SSG에 랜딩한 추신수, 우승하고 싶어서 '쓱(SSG)' 왔습니다
김원형 SSG 감독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추신수(39)의 합류 질문을 받자 김원형 감독은 "설렌다. 첫 만남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슈퍼스타가 우리 팀에 온 첫날이다. 다들 기쁘게 맞이할 거다. 웃으면서 악수하겠다"며 껄껄 웃었다. '추추 트레인'이 마침내 SSG에 도착했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입국한 추신수는 곧바로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2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11일 정오 격리가 풀렸다. 오후 3시 5분경 사직구장에 도착한 추신수는 임원실에서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종료 후 등번호 17번이 박힌 구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그는 "한국에 온 건 (KBO리그를)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뭉쳐서 이기러 왔다"고 포부를 밝혔다. 추신수는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설렜다. 긴장되거나 그런 건 없었다. 격리하면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들을 수 있었다. 선수들을 하루빨리 만나고 싶었다. 기다려왔던 시간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그런데(어려운데)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2005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추신수는 미국 커리어를 마치고 KBO리그 행을 선택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지만, MLB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MLB 계약을 제시한 구단이 여럿 있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서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자리를 원한다. (우승이) 내 마지막 목표"라며 "한국 행을 선택하는 갈림길에서 SSG가 우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못했지만, 한국에서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우승하는 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더 돌려드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 생각을) 이해해준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SSG가 추신수에 거는 기대는 크다. 추신수를 영입하기 전, SSG 구단이 내부적으로 산출한 추신수의 2021시즌 KBO리그 예상 성적은 타율 0.306, 출루율 0.428, 장타율 0.595였다. 2020시즌 나성범(NC)과 김현수(LG)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추신수는 "너무 좋게 봐주셨다. 그렇지만 부담은 안 된다. 140경기(실제 144경기)를 감사하게 다 뛴다면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나 자신을 잘 안다"며 "예상 성적을 말하기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건강하게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태극마크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후 국가대표에 뽑히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병역 혜택을 받은 뒤 대표팀에 오지 않아 '고의로 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돌았다. 추신수는 "김인식 감독, 김경문 감독님과 통화했다.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일 거 같았다. 병역 혜택을 받고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건 메이저리그(당시 소속팀)의 문제였다. (내가) 거부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김경문 감독님에게 '추신수라서 뽑는 게 아니라 실력이 된다면 날 뽑아달라'고 말씀드렸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안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구단도 힘들고, 대표팀도 힘들다"는 소신 발언을 했다. 추신수는 고향인 부산에서 KBO리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사직구장은 부산고 재학 시절 자주 방문했던 곳이다. 그는 "야구를 시작한 뒤 밥 먹듯이 들락날락했던 곳이 사직구장이다. 사직구장에서 첫인사해야 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 설렜던 게 사실이다. 항상 왔던 곳이 변한 게 새롭고, 한국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몸 상태가 너무 좋다. 하지만 실내에 있는 것과 신발을 신고 운동장에 나왔을 때는 상당히 다르다. 하루 이틀은 몸 상태를 체크하고 감독님과 (추후 일정을) 상의하겠다. (경기 출전은) 빠르면 삼성전(16~17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하던 대로 똑같이 접근하겠다. 미국에서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나설 거다. 준비 과정이나 야구에 다가가는 마음가짐도 마찬가지"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직=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11 17:40